2008년 02월 25일
고교 평준화가 가져온 폐해의 실상
2005.07.25
고양시립마두도서관 화장실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있다.
"(전략)...동등한 기회속에서...(중략)...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나라입니다."
나는 이 글귀를 보면서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
"동등한 기회? XX하네..ㅎㅎㅎ"
나는 저 글을 보고 ''이 글 쓴 사람은 이상주의자이거나, 공산주의자이다.''..라고밖에 생각이 안들었다. ''동등한 기회''라는 것은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자들이 목에서 피를 토하도록 외치는 개념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이미 소련의 붕괴 이후로 쓰레기통에 던져진지 오래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말을 읊고있는 사람들이 살아있고, 아직까지도 이런 쓰레기같은 이념이 살아있다는 것이 나는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나라나 미국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동등한 기회'' 따위는 없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사람이 태어나면서 모두가 일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은 앞에서 출발하고 어떤 사람은 뒤에서 출발하는 것이 상식적이다(출발선이 어떻게 다른지는 별다른 설명이 없더라도 다들 충분히 알 것이라 믿는다.). 어떤 이도 이 사실을 무시할 수 없고, 이 사실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위의 경제적인 예를 떠나서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아주 잘 설명될 수가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역시 다른 출발선에서 출발하게 마련이다. 이해도라든지, 선천적 장애라든지, 또는 다른 여러가지 학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이도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어떤 사람은 소위 ''잘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이런 사실은 가끔 나타나는 영재 또는 천재라는 아주 좋은 예로 증명될 수 있다.).
물론 출발선이 남보다 앞에 있었다고 좋은 학업 능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남보다 뒤져있었다고 낮은 학력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선천적인 요인들이 아주 좋은 후원자가 되줄 수는 있는 것이다. 이밖에 사람이 자라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몇가지 요인들이 더 있다. 바로 후천적 요인들이다. 이들은 가정환경이나 친구들이 될 수 있고 지도자나 자신의 경험들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선천적인 능력과 후천적인 영향이 골고루 섞여서 만들어진 학생들은 저마다 학업 능력과 목표, 열정, 재정적 후원 등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층의 다양한 학생들을 한데 묶어놓고 수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방식은 매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역시 상식적인 사실이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비평준화 교육인데, 이 시스템은 학생들을 시험점수에 따라 일정한 수준에서 적당히 구분하고 구분된 그룹들을 한 학교에 몰아넣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잘하는 학교'', ''못하는 학교''의 구분이 지어질 수밖에 없고, 소위 ''잘하는 학교''는 깊고 수준높은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못하는 학교''는 학생들의 이해도에 중점을 맞추어 쉽게 가르쳤고 어떤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기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학생들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기 위해 열심히 경쟁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능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물론 이 시스템에도 병폐는 있었다.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혜택 차이 격화, 그리고 이에 따른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텐데 이같은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시스템이 평준화 교육이다. 평준화 교육은 어찌보면 거꾸로가는 형태의 교육이라고 생각이 들텐데 위에서 말한 문제점들은 어느정도 특수목적고나 사립고 등을 통해 사그러들 수 있었다.
하지만 평준화 교육은 말그대로 아이들을 평준화시켜버렸다. 잘하는 애들도 못하게, 못하는 애들도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하향 평준화였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일산이라는 곳은 불과 몇년 전에 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했다. 일산의 소위 명문고라 불리던 백석고, 백신고 등은 이제 옛 명성만 남고 다른 학교와의 차이는 이제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 그나마 백석고의 경우에는 학교 차원에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고있다고 들었지만 백신고의 경우에는 평준화 이전에 그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지던 학교보다도 더욱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비단 학교들의 명성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다. 바로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의 변화가 가장 큰 문제일텐데, 자기의 꿈을 갖고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과 공부에 뜻이 없는 학생들을 한데 묶어두고 공부를 시키려니 이 상황에서는 도저히 학습 분위기가 잡힐 수가 없다. 야간 자율학습도 거의 전원이 참여하게 되면 빠지려고 하는 소수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데, 반대로 거의 전원이 빠지려고 하니 참여하는 소수가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는 곧바로 성적저하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새롭게 뜬 것이 강남 8학군이다. 이 동네는 예전 서울고, 경기고 등이 이사를 오면서 학습 분위기가 좋은 곳을 찾아다니는 학부모들에겐 제격인 동네가 되었고 역시나 학습 분위기가 좋은지 배출해내는 학생들도 수준급이었다. 이 학생들이 명문대에 입학해서 고소득 직업을 갖게되고 다시 이 사람들의 자녀는 수준높은 교육을 받고 명문대에 입학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다른 학군의 학생들은 학습 환경의 저질화로 8학군 학생들의 길과 반대되는 길을 것게 되어 결과적으로 평준화 교육은 새로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을 창출해낸 것이다!
이제 서울 및 수도권의 거의 모든 지역이 평준화가 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좋은 학교를 간다는 말의 뜻은 특목고나 사립고 등을 간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학생의 부모들이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갈 능력이 된다는 얘기가 될 수가 있다. 즉, 학생들의 경쟁이 그만큼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나마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인 특목고 입학 때문에 비평준화 교육에서 가장 우려되었던 사교육비의 비대는 별반 차이가 없게 되었다.
줄여서 얘기하자면, 평준화 교육은 빈부격차는 더욱더 늘이고, 사교육비도 늘이면 늘였지 줄이진 못하고, 학생들의 경쟁은 평균적으로 줄이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이럴 바엔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는 학교들의 수준을 인정하고 지역마다 소위 명문고들을 두어서 지역별 교육의 고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해야한다.
# by 세알 | 2008/02/25 00:34 | mdy column | 트랙백 | 덧글(0)




